작업장

by -Spring- posted Apr 03, 2011

 

 

 

같은 날 오후 00시 00분

 

변호인 휴계실 

 

*..뭐 어찌되었든지..* 

 

제부가 안심하는 표정을 띄며 말을 시작했다. 

 

*소란 덕분에 휴식시간을 얻어서 오히려 저는 좋군요, 그렇죠? 눈바래기군.* 

*에.. 아니.. 저는 잘..* 

 

혼란스러운 머리속에서 눈바가 마지막으로 기억나는 것은. 

이 사건 무효야- 라고 외치는 경찰측 사람들과, 어떻게든 상황을 모면하고자 ㄱ격렬하게 망치를 두드리며 휴식시간을 가진다고 선포한 재판장. 

그리고 도망치듯 나온 눈바래기- 바로 자신. 

 

*..자아, 눈바래기 군. 이걸 맏으세요.* 

 

제부가 건넨 것은, 노란색의 대형 버전 클리어 파일이었다. 

 

*이건..* 

*아주 중요한 내용들이 들어있는 파일입니다, 절대로 잊어버리지 마세요.* 

*...* 

 

눈바는, 그중에서 따로 클립에 끼워 눈에 띄는 서류를 발견했다.  

 

*..이건 절대적 결정타입니다, 타이밍이 늦어지거나.. 조금이라도 빠르거나 하면- 실패에요.* 

*...알겠습니다.* 

 

눈바는, 매우 중요한 예의 서류-를, 감싸듯이 하며 클리어 파일을 덮었다. 

 

*제로부엉이 씨!* 

 

경호원의 외침이 들렸다. 

 

*재판장님의 호출입니다, 증인ㄱ봐 관련해서 물어보실 것이 있으시다고 하시더군요. 

*...흐음.* 

 

제부는, 눈바를 향해 한번 시선을 던지고는. @그렇다면 잠시 호출-@ 이라 말하며 눈바의 반대편으로 걸어갔다. 

 

*..에휴.* 

 

눈바가 한숨을 내쉬며 소파에 털썩 앉았다. 

 

*아, 여기 있었네! 과연- 과연- 히힛.* 

 

법정의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낭랑한 목소리가 휴개실을 메웠다. 

 

*으..으응? 뭐, 뭐죠, 저.. 아니, 나 말이야?* 

 

상대를 알아본 눈바가 급박하게 존대를 하대로 바꿨다.

 

*헤에- 그럼 경비원 아저씨보고 말한 거게요?* 그 @소녀@ 는, 또다시 웃으며 대답했다.

*..아니아니, 그보다 넌 누군데? 여기는 관계자만이-* 

*관계자가 많이 들어오는 거지, 그 외 출입금지라고는 써져 있지 않더라구요, 그래서 그냥 들어왔죠, 뭐-* 

 

눈바는 이 소녀의 대답에 기가 빠져, 일어나려던 몸을 도로 소파에 뉘인다. 

 

*으음- 근데.. 나에게 무슨 용건이라도? 나는 서커스단의 광대가 아니라 그냥 평범한 변호사라구.* 

*용건은 간단해요.* 

 

눈바의 @?@ 가 떠오른 얼굴은 가뿐히 무시하고, 소녀는 사진 한장을 눈바에게 주엇다.

 

*...!!!!!!* 

*헤헤- 과연 강한 반응을 보이시네요-* 

 

소녀가 웃으며 말했다. 

 

*..이.. 이건 대체...* 

*후후.. 그럼 전 이만 갑니다아-* 소녀가 여전히 웃는 얼굴로 말했다. 

*아, 아니아니 잠깐. 멋대로 이런걸 주고 가지 말라고!* 

 

그러나 눈바의 외침은. 

 

이미 사라진 소녀의 자리를 향해 가 있었다. 

 

 

 

  

*...변호측.*

재판장의 목소리가 법정의 무거운 분위기를 다시 형성시켰다.

 

*그렇다면 변호측은 확실하게 저 증인이 위증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입니까?* 

*그래그래, 이쯤되면 확실하게 정하자고, 밥먹을 시간도 지난지 한참이야.* 

@확실히 역X재판 같은 경우에는 벌써 첫 법정 끝날 시간대라고..@ 

*..뭘 그렇게 궁시렁대죠?* 제부가 일침을 가했다.

*흐에엑, 아입니다!* 눈바가 당황하여 말을 얼버부렸다.

*..아무튼, 저희 변호측은 당사자 눈바씨와 저 역시 저 증인이 위증을 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.* 

*아니 저는 그런 말을 한 적이..* 

 

눈바의 말은 다음 재판장의 말에 완전히 묻혔다. 

 

*알겠습니다, 그렇다면 자연히 피고인 막내-세진 씨에게는 혐의가 없다고 하게 되는 것이로군요.* 

*..그렇습니다.* 

*그렇다면, 이제 변호측이 주장하는 @진범@ 을 알려주십시오.* 

*알겠습니다..* 

*..진범, 이라니.. 선배님, 고발해버릴 작정인가요?* 

*지금이 적절한 타이밍입니다. 진범이 누군지는, 육감으로도 추측이 가능하죠?* 

*..아.. 물론 예상은 가지만.. 이후에는 어떻게 해야 하죠?* 

*변호사는 언제나 길게보고 판단해야 합니다, 그렇다면 얘기하세요.* 

 

뭔가 모순되는 말을 하면서 제부는 시야를 재판장으로 돌리며 *말씀드리겠습니다.* 라고 말했다. 

미카엘은, 마치 얘상되는 답변이 있는 것처럼 의미심장한 표정을 띄었다. 

 

*..네.. 그럼.. 제가 생각하는 진범의 이름을 말씀드리겠습니다.* 


눈바는 법정의 모든 시야가 자신에게 쏠리는 것이 느껴졌다. 

법정이라는 죄를 가리는 곳에서, 중요하고 또 막대한 책임이 뒤따르는 활약을 하는 직업. 변호사. 

눈바는 이를 채김하면서ㅡ 첫 법정인 이곳에서, 지금까지의 발언 중 가장 자신있는 어조로 말했다. 

 

*진범의 이름은, 바로 그냥_사람 씨입니다!!* 

 

법정의 공기가 살갖을 에인다. 

모든 시선과 책임이 눈바를 향해 쏠린다. 

눈비는 눈을 잠시 감았다가, 곧이어 정면으로 재판장을 향해 강렬한 시선을 보냈다.

 

*그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나뉠수 있습니다!* 

*..말해보십시오, 눈바래기 변호사.* 

*우선, 증거와 증언, 과학적 분석이 모두 저 그사씨의 증언과는완벽히 틀립니다.* 

*두번째 이유는?* 미카엘이 검사석 벽에 기대며 물었다.

*동기에 대한 것을 생각하면, 상식적인 판단으로 볼 때 오히려 그사 씨가 더 큰 동기를 가지고 있습니다!* 

 

법정이 눈바의 강렬한 외침으로 가득 채워졌다. 

 

*..알겠습니다, 증인. 뭔가 반론 있습니까?* 재판장이 그사를 보며 말했다.

*..단순히 궁금해서 묻는 건데 말입니다...* 그사의 말은 어느새 존댓말로 다시 바뀌어 있었다. 

*제가 동기를 가질 확률이 높다는 것에 대한 발언의 증거가 있습니까?* 

*물론 있습니다.* 

 

눈바가 이번엔 그사를 쏘아보며 말했다. 

 

*당신은 다니던 회사에서 자진 사퇴도 아닌 해고를 받았습니다. 그리고 당신은 제 1 개발팀장이었죠.* 

*..그래서?* 미카엘이 벽에 기댄 자세로 허리에 오른손을 붙힌 채 물었다.

*1 개발팀장은 2 개발팀장보다 더 높은 지위죠, 그리고 당신은 대다수의 직원들에게 별로 인기가 없었다.. 맞습니까?* 

*말한걸 다시 물어보셔봤자 저는 뭐라 할말이 없는데요, 그리고 그 두개는 서로 관계가 있는 주장들입니까?* 

*당연히 있습니다.* 

 

눈바가 클리어 파일 여러개를 꺼내들었다. 

 

*휴식 시간때 이 파일들을 읽어보았습니다, 비주얼샤워에 대한 전범위급 자료들이더군요.* 

*..전범위급이라뇨?* 

*여러 업무보고서나 제작 과정, 부서, 직원 등 등 매우 방대한 자료들입니다. 어찌어찌 액기스만 간추려서 읽어보았는데. 이런 것도 있더군요.* 

 

눈바가 따로 분리한 것으로 보이는 자료 하나를 보였다.

 

 

- 회사 내부 트러블에 관한 상황 보고서 - 

       

 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20XX.8.23  업무관리자 배드애플

 

요청하신 사장님의 외근중 회사 내부에서 벌어진 트러블 관련에 대한 정보 모음입니다.

 

사건발생일 : 8.22 PM 3 : 42

당사자 : 그냥_사람@제 2 개발팀장@, 진박사@제 1 개발팀장@ 

사건경위 : 앞으로의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논의 중 서로의 관점에 대한 이념 갈등으로 말다툼이 벌어짐 함

                이후 싸움이 커져 약간의 폭력성 다툼도 일어남

                나모 직원의 만류로 싸움은 겨우 멈추었다고 함 

처리관련 : 그냥_사람 직원은 과거부터 비주얼샤워와 크고작은 마찰을 일으켰었고, 그대로 놔두면 회사에 지속적인 분위기에 해를 끼칠듯 함.  

                이번 싸움을 계기로 회사에서 해고하는 것에 대해 부사장과 논의를 마쳤음. @그것에 대해서는 PM 5시에 보낼 서류에 싸인 요망@

                진박사 직원은 비주얼샤워 홍보, 홈페이지 구축, 게시판 생성 및 WI 프로젝트 1에 대한 성공을 보아 회사에서 지속적으로 필요한 직원임.

                다만 나중에 LTR 프로젝트 성공시에는 바로 다른 개발자로 교체할 계획임.

 

 

*..........* 

 

그사의 표정은, 그야말로 극도로 일그러져 있었다. 

지금껏 그의 표정이 법정 내에서 이렇게까지 된적도 처음이었다. 

 

*..확실한 반응이 있군요, 그사 씨..* 

*..그 증거, 확실한 건가..?* 미카엘이 표정을 바로잡고 물었다. 

*...물론입니다, 뭣하면 배드애플 직원에게 물어보면 됩니다.*  

*..젠장!!* 

 

갑자기 그사가 증언대를 주먹으로 내리치며 갈라지는 목소리로 외쳤다. 

 

*..결국 나도 장기말이었던 건가? ..제로부엉이!!* 

 

눈바는 @변호인은 나인데?@ 라는 생각에 휩싸였다. 

 

*..선배님, 혹시 아는 관계인가요?* 

*..설마요, 변호인이 저라고 착각한 거겠죠.* 제부는 별일 아니라는 듯 넘겨 버렸다.

 

 

그 대화를 끝으로. 

한동안 영원히 끝나지 않을것만 같은 정적이 흘렀다. 

 

 

*..그래, 1년 전.. 나는 확실히 싸웠다.. 그 진박사와..* 

 

얼음같은 정적을 깬 그사의 몸은, 계속해서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. 

 

*정말로.. 짜증났다.. 유우부단하기 짝이 없는 비주얼샤워 놈들.. 그중엡서도 가장 막중한 역할인 진박사 자식은.. 더욱더..* 

*..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?* 재판장이 한숨을 쉬며 물었다.

*너무나도 한심했어.. 그자식은.. 대체 자신이 제 1 개발팀장이라는 걸 자각하고 있기나 한건지..*

*..그 날.. 트러블의 원인은 이념 갈등이라고 하던데요..* 눈바가 침착한 어조로 물었다. 

*..그래, 나는 그날.. 그 진박사 자식과 엄청나게 싸웠다..* 

 

 

*..이봐요 그사 씨, 대체 시도때도 없이 제 프로젝트에 태클을 걸어대는 건 무슨 태도입니까?* 

*아, 태클을 걸 만하니까 거는거 아닙니까. 지금 이 프로젝트는 현재의 비주얼샤워로서는 무리입니다!* 

*무리인지 아닌지 어떻게 압니까?* 

*지금 아무런 인기도, 인지도도, 게다가 제대로 발매된 게임하나 없는 주제에 이런 방대한 스케일의 이벤트를 열겠다니. 

이건 누가봐도 가능성 없는 짓거리입니다!* 

*뭐라구요? 지금 짓거리라고 했습니까?* 

*말투에 딴지걸지 마시고 들어보세요 좀! 사람 충고를 좀 들어보시란 말입니다! 진박사 씨, 작년에 프로젝트 10개 날려먹은 거, 잊지 않으셨죠? 

그때 뭐라고 하셨는지 저는 똑똑히 기억납니다. @실제로 제대로 만들지 않았으니까 제대로 된것 나올 때까지 그냥 프로젝트 추진해봐요.@

그때 제가 얼마나 속터졌는지 아십니까?! 결국엔 한두개도 아니고 10개를 다 날려먹었습니다! 이건 너무하잖아요!!* 

*그때도 말했지만 돈에대한 리스크는 적습니다!!* 

*대신에 1년이라는 시간이 통으로 날아갔습니다!! 그런데도 그런 유우부단한 소리가 나옵니까?!* 

*그래서 지금 WI프로젝트를 구상하는것 아닙니까, WI프로젝트 1이 성공했으니 이제 저한테 이래라 저래라 좀 그만하시죠?*

*10개 날려먹고 1개 건지니까 좋습니까? 게다가 궁극적으로 지금 당신이 추진하는 프로젝트는 너무나도 무리수라구요!!* 

*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말을 하시는데요? 저희는 남들과는 다른 독창적인 프로젝트를 하는 겁니다, 그사 씨는 모험을 두려워하시는 건가요?* 

 

그사의 손이 꽉 쥐어졌다. 

확 머리통을 갈궈버리고 싶은것을 겨우 참았다. 

 

*모험이 아니라 바보짓입니다.. 제발 정신좀 차리세요.. 잘은 모르겠지만 이 프로젝트들 수행하는데에 굉장한 돈이 필요했을 텐데요? 

이제 슬슬 자금이 바닥날 상황 같습니다만?* 

*설마요, 돈은 아직 많습니다.* 

*그래요? 뭔가 이상하네요? EA에서 그렇게 페이를 많이 주나? 그런데 말이죠, 그 유명 게임뉴스사이트에 왠지 모르게 이 회사 로고와 똑 닮은

닉네임용 퍼스나콘이 있더군요? 게다가 이름도 이 회사 이름을 빗댔더군요?* 

*..마음대로 지껄이지 마시죠.* 진박사가 뭔가 허를 찔린듯, 격한 말이 튀어나왔다.

*..오호라.. 그렇다면 이건 어떤가요? 우리회사 사장님 성씨와 그 뉴스사이트 사장님 성씨가 동일하던데..? 그리고 말입니다, 결정적으로 말이죠. 

전에 어떤 사람들이 우리회사 정식 견학을 왔었을 때 말입니다, 왠지 이런 회사에 그렇게 관심이 많더라구요? 그 견학 직원이 뭐랬냐면..* 

 

거기까지 말했을때. 

갑자기 진박사가 그사를 밀치며 바닥에 쳐박았다. 

*크아악?!* 

*당, 당신.. 멋대로.. 멋대로 떠들지 마시죠? 그, 그런 말.. 아무래도 악, 악성 루머가 되니까!!* 

*크억.. 당신.. 찔리는게 있나보지? 이런다고 말 안할줄 아나? 나 이미 이 회사와는 정 끊은지 오래야?* 

*그럼 왜 다니냐고, 왜! 왜 굳이 이 회사에 대한걸 캐려고 하는건데!!* 

*여기가 무슨 대기업도 아니고, 뭔놈의 비밀이 이렇게 많아?! 정말 짜증날 정도로 많구만!! 배보다 배꼽이 더 크군!! ...아오 빌어먹을, 저리좀 꺼져!* 

그사가 진박사를 밀어내며 책상을 잡고 일어섰다. 

*..에휴. 더이상 이 직원들에게 꼴보이기도 싫고, 그리고 다시 만날일도 없겠지.* 

그사가 의자에 걸려있던 자신의 마이를 입으며 말했다. 

*..내일이나 모래면, 친절한 해고통지를 받게 되겠구만. ..다들 잘 있으라고. 이런 화사에서 재능 썩히는 건 정말 추천하지 않지만 말야.* 

 

그사는 그 이후 고개를 돌아보지 않고, 곧장 계단을 내려갔다. 

 

 

*...그렇다면 당신은, 피해자인 진박사씨와 다툼을 벌이고 짤린 것입니까..* 

*그렇지, 정말로 어이없을 정도의 여유였어.. 분명 뭔가 있다고!* 

*..그렇다면.. 그사 씨가 설명해주신 덕에..* 

 

눈바가 눈치를 보며 말을 꺼냈다. 

 

*...그사 씨가 범인일 확률도 점점 높아지는군요.* 

*아, 그래. 날 의심하고 있다 그거지.. 하지만..* 

 

그사가 고개를 들어 눈바와 눈을 맞췄따. 

 

*..나는 살인따위 저지르지 않아. 그런 시답잖은 옜날일에 휘말려 이성을 잃지는 않는다고.* 

*..그렇다면, 증언을 틀리게 한 이유는 무었입니까?* 

*고의.. 는, 아니었어.. 확실히 좀 이상하긴 했어.. 2~4번 찔렀다고 했는데 20분이나 걸리다니..* 

*..그렇다면 본인도 이해가 안가신다는 겁니까?* 

*..아, 그래.. 뭐 그런..* 

 

그 때, 제부가 @이런, 이런.@ 이라 말하며 입을 열었다. 

 

*..자아, 눈바래기 씨.. 하찮은 감정 따위에 휘둘려서. 저 증인을 동정하지 마세요.. 우리는 저 자를 잡아야 합니다..* 

*알고 있습니다, 하지만..* 

*변호사는 자신의 의뢰인을 구하기 위해선, 불법을 제외한 모든 행동을 해야 합니다.. 우리들도 마찬가지구요.* 

*...* 

*..그럼, 저희는 다음 증인을 요청하겠습니다.* 제부가 혼자서 말했다. 

*..다음, 이라고 해봤자.. 당연, 피고인이겠지?* 

*..그러면.. 세진 씨, 대답해주세요.* 

 

피고인 막내-세진이 암담한 얼굴로 제부를 바라보고 있었다. 

그의 표정이 주는 법정의 공기는, 이제 끝이 왔다는 듯한 공기였다. 

 

*..피고인.* 

 

제부가 안경을 올리며 말했다. 

 

*...* 

*지금까지 당신은, 자신을 보호하는 말을 잘 하지 않으셨습니다.* 

*.....* 

*그리고 당신의 행동은 줄곧 수상했죠..* 

*........* 

*...뭐, 그렇다면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.* 

*...무엇..을..* 

 

세진이 짙은 어둠이 깔린 모습으로 힘없이 물었다. 

 

*..당신, 사건현장에서 증인인 그냥_사람 씨를 보았습니까?* 

*.......* 

*..세진 씨..* 눈바가 상황을 이해하려는 생각 자체를 접은 채로 중얼거렸다.

 

 

그리고.. 깊고 또 긴. 정적. 

얼마나 지났을까. 

 


*..봤습니다.*

 

이제 법정은 돌이킬수 없는 곳까지 왔다. 

눈바는 숨을 들이키고- 내쉬며 말을 이었다. 

 

*..분.명.히. 본 것입니까?* 

*네, 분.명.히. 봤습니다.* 

*증거가 없는 주장이다, 저건 자신의 죄를 증인에게 덮어씌우려는 수작이야!* 

 

미카엘이 이의를 걸며 말했다.

 

*..그렇습니까? 그렇다면 즉.. 증거가 필요하다는 거로군요.* 

*...그 말은 설마..* 

*네, 있습니다. 증.거.가.* 

*...!!* 

*잠깐만요, 눈바래기 씨. 지금 무슨 말을 하시는-* 

 

그 말은. 

눈바가 꺼낸 한.장.의.사.진. 으로- 

완전히, 멈추어 버렸다. 

 

*..그건 대체-* 

 

그 사진의 담긴 건. 

피해자 진박사의 집을- 창문으로 탈출하는 그사의 모습이었다. 

 

*이, 이런 말도 안돼는!! 그 사진은 분명히 내-* 

*-가 처리했을 텐데. 라고요?*  

 

눈바가 @될 대로 되라@ 라는 생각으로 말을 끝었다. 

 

*..아아, 이건 대체-* 

*..분명 여기에 찍혀있는 집은 피해자 진박사씨의 집이고- 또한 여기에서 매우 부자연스럽게 집을 나가고 있는 사람은.. 

바로 당신이군요, 그사 씨.* 

*..젠장..* 

 

법정 전체에 혼란의 기운이 가득 찼다. 

 

*말도 안돼! 저 증거는 아무리봐도 수상하다!* 

 

미카엘이 또다시 반론을 제기했다. 

 

*..뭐가 이상하죠?* 

*우선, 저 사진을 찍은 사람은 누구지?* 

*..모릅니다.* 

*그렇다면, 이건 조작된 사진일수도 있다!* 

*틀립니다!, 이렇게 어두우면서도, 손떨림으로 인해 약간의 흔들림이 있는 사진인데다가- 범행 장소인데. 대체 어떻게 조작을 해낼수 있다는 겁니까?* 

*좋아, 그렇다면-* 

 

미카엘이 잔뜩 의심하는 눈초리로 말을 이었다. 

 

*하지만.. 일단 찍은 사람을 모른다는 건 큰 리스크임이 확실하지. 그리고 무엇보다-* 

 

미카엘이 탁상을 손바닥으로 갈기며 말했다. 

 

*그런 결정적 증거가 있었다면, 아주 오래 전부터 이미 냈.엇.어.야. 정상 아닌가!!* 

*...!!* 

 

눈바는 허를 찔린 듯 그대로 굳어 버렸다. 

 

*..자자, 다들 진정하십시오. 눈바래기 씨, 이걸 언제 받으셨죠?* 제부가 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 잔뜩 생각하는 표정으로 물었다. 

*..아까전 휴식시간.. 이요.* 

*..알겠습니다, 누구한테 받았죠?* 

*...* 

*..밝힐 수 없습니까?* 

*..아무래도- 그래야 할것 같.. 습니다.* 

 

수수께끼의 소녀에게 받았다고는 신빙성이 전혀 없다. 

 

*그래! 결국 저건 굉장히 수상한 증거란 말입니다!* 

 

그러나 상황은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다. 

어떡해야 할까, 첫 법정 진행중 지금같은 난관도 없었다. 

처음부터 너무가 강력한 신고식이군, 하고 눈바가 웃었다. 

이렇게 된 이상 어쩔수 없다. 

막 나가는 수밖에 없다- 라고 눈바는 결심했다.

 

*..재판장님.* 

*..무슨 일이죠, 눈바래기 변호사.* 

*이 증거.. 제대로 등록된 증거가 맞는지 확인할수 있습니까?* 

*..알겠습니다, 확인해보죠.* 

 

경비원이 수속을 밟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. 

 

*...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, 이 상황.* 제부가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으로 물었다.*

*..저를 믿기 힘드시겠죠?* 

*솔직히 말하면, 그렇습니다.* 

*첫 법정이라고.. 무조건 선배님 룰을 따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..* 

*...*

 

잠시후, 경호원이 돌아오자마자 법정은 칼날같은 싸늘함이 지배했다. 

함부로 입을 열었다가는, 마치 배일것 같은- 그런 싸늘함. 

 

*..확인했습니까.* 재판장이 침착한 어조로 물었다.

*네, 확인 결과-*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법정이 극한의 긴장감으로 가득 메워졌다. 

 

        

 

 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얀섬역전의 시작 - 최종장@1@ 끝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