작업작업작업 드립

by -Spring- posted Apr 14, 2011

*자네가 제로부엉이 변호사의 제자인가.*

60만원짜리 커피를 나와 달리 마음껏 들이키는 저 사람은 다름아닌 아사카의 아버지였다. 

*..네, 제로부엉이씨의 제자가 맞습니다.* 

*그런가.. 그렇다면 역시 아사카가 잘 일해준것 같구나.* 

그는 살짝 웃으며 커피를 마저 마셨다. 

정말이지 저거. 썩쏘 같단 말이야. 

이름부터 이미 ㄱ ㅡ이니 말 다한 걸까.

*좋아,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. 눈바래기 군.* 

그가 다 마신 커피를 책상에 내려놓고, 손을 깍지끼며 나를 바라보았다. 

*우리는, 자네가 필요해.* 

*....무슨 말인지, 종잡을수 없군요.* 

*제로부엉이씨의 제자인. 자네가 필요하다는 걸세.* 

*뭔지 몰라도.. 제로부엉이 선배님을 부르면 안되는 건가요?* 

*아아, 그건 곤란해서 말이야.* 

*제로부엉이씨가 저보다 몸값이 비싸서인가요? 그래서 대타인 저를 부른 건가요?* 

나는 살짝 인상을 쓰며 따졌다. 

*..아니지, 제로부엉이를 부를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어.* 

*..없었다구요?* 

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. 

애초에 오늘 너무 이상한 일만 연속으로 펼쳐져 머리기 혼란스러운 상태인데 말이야. 

*아아, 그래. 우리는 제로부엉이가 아니라 제로부엉이의 제자가 필요한 거니까.* 

*...제로부엉이씨에게 저를 빌리기라도 했나요?* 

*더더욱 아니지, 가능한 한 제로부엉이가 눈치채지 못하게 하려고 할 지경이니까.* 

*...수상하기 짝이 없는뎅료, 무슨 일이라도 시키시는 겁니까?* 

*좀 수준을 올려서, @의뢰@ 라면 어떨까.* 

*의뢰라구요?* 

*그래, 자네가 본 그 사건.* 

내가 본 사건이라면. 

분명 글라도스라는 사람이 죽은 사건을 말하는 것이겠지. 

*설마 그 사건의..* 

*그래, 용의자가 잡혔어.* 

그렇다면 명백하다, 그 @의뢰@ 라는 놈은. 

*..그래, 자네에게 그 용의자의 변호를 부탁하려 하네.* 

ㄱ ㅡ가 썩쏘를 지으며 말했다.

*..아사카.* 

*네, 눈바래기 씨.* 

*오늘 날 이렇게 부른건.. 다 계획적인 거였군?* 

*..죄송해요, 눈바래기 씨. 많이 당황했죠?* 

*미리 말을 해주어야 했을것 아냐, 내 혼란을 보면서 즐기는건 아니잖아.* 

*즐기고 있었어요.* 

*진짜였냐!* 

그렇게 나와 아사카는.  

용의자가 현재 임시적으로 수감되어 있는 곳으로 갔다. 

*...여기는, 언제와도 기분이 침울하군.* 

*다들 표정이 어둡네요.* 

*재판 시간만 하염없이 기다리는 거랄까.. 이중 일부는 그 재판장을 마지막으로 2년 이상 사회와 작별할수도 있어.* 

*그런말을 들으니 더욱더 침울해지네요.* 

안내를 따라 꽤 구석진 쪽으로 이동한 우리는- 

*......* 

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용의자를 만날 수 있었다. 

*...변호사다.*

우리를 안내해준 사람이 짧게 말하고 간 뒤, 우리는 용의자#이제부터 의뢰인이라고 불러야 하나#를 두고 망설였다. 

*..말을 걸어야 하긴 하는데..* 

*..엄청난 오오라가 느껴져요..* 

말 그대로. 

내 의뢰인에게는- 엄청난 절망의 기운이 흘러나오고 있었다. 

*..저기, 실례합니다.* 

나는 매우 차분한 어조로 내 의뢰인을 불렀다. 

*...* 

의뢰인은, 힐끗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보았다. 

*....저기, 시간.. 있으시나요?* 

*시간은 많으신것 같은데요.* 

하기사 여기에만 있으면 시간은 많겠지. 

아무튼지. 

내 의뢰인은 자리에서 일어나- 나를 똑바로 응시하기 시작했다. 

*...아, 저는 변호사..* 

라고 말을 다 하기도 전에, 그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. 

*상의 수트는 고급 수트를 따라한 짝퉁.. 가격은 원 진품의 5/1... 하의는 색깔만 맞춰서 고른 일반 듣보잡 바지..* 

*으허어억?!* 

그의 작은 중얼거림에 나는 엄청나게 당황할수밖에 없었다. 

*오오, 짝퉁 투성이네요. 눈바래기 씨.* 아사카가 재미있다는 듯 말했다.

*상의는 캐주얼한 티네이져 티셔츠.. 그러나 라인을 강조하는 부분이 없고.. 하의는 꽤 유명한 브랜드의 중고가 청바지..*  

*꺅!* 

분석당한 아사카가 급하게 옷을 손보기 시작했다. 

...그러고 보니, 이런 무거운 분위기의 장소에 이런 옷차림이라니.. 

나는 딱히 주의를 줄 입장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, 역시 한마디 정도는 했어야 했나?   

*으으, 아저씨 뭐에요! 그래도 이 티셔츠, BANG BA삐G 의 거라구요!* 

*아아, 그 회사의 저가 제품인가 보군.* 

*으으으...* 

아사카가 갑자기 자신의 옷이 마음에 안 드는듯 티셔츠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. 

...그래도 회장 딸 정도라면 보통 고급옷을 입지 않나? 

*...상처였다면 죄송합니다. 직업병인지 보자마자 분석되네요.* 

라고 말하는 내 의뢰인은.  

*..저는 혼출 백화점의 옷 판매사원 검은방 D.C 라고 합니다.* 

라고 자신을 소개했다. 

*..혼출 백화점이라니, 이름 장난 아니게 특이하시네요.* 

*@혼혈녀가 출연하는 백화점@ 의 줄임말입니다.* 

*왠지 모르게 이해가 가는군요.* 

나는 그에게 변호사 뱃지를 보여주었다. 

*알다시피 저는 변호사입니다, 당신은 혹시 저를 아시나요?* 

*..아아, 매우 불쾌한 미소를 짓는 사람에게 소개받은 기억이 납니다.* 

*그렇다면 이야기가 빠르겠군요.*